선림고경총서/임제록·법안록臨濟錄·法眼錄

[임제록] 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 머리말

쪽빛마루 2015. 3. 24. 17:54

임제록

 

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 머리말

 

연강전학사 금자광록대부 진정부로안무사 겸

마보군도총관 겸 지성덕군부사 마방 지음

(延康殿學士 金紫光祿大夫 眞定府路安撫使 兼

馬步軍都總管 兼 知成德軍府事 馬防 撰)

 

황벽산에서 뼈아픈 몽둥이를 맞고

대우의 갈비뼈 아래 주먹질할 줄 알았도다.

'노파심이 간절하다'는 지껄임이여, '이 오줌싸개여!'

이 미친놈이 다시 와서 범의 염을 만지는구나.

바윗골에 소나무 심음은 뒷사람의 표본이 되기 위함이요

괭이 끝으로 땅을 찍으니 하마터면 생매장당할 뻔했구나.

후배를 인정타가 돌연 자기 입을 쥐어박고

하직하며 궤안을 불사르고 천하 노화상의 혀끝을 끊으니

하남이 아니면 하북으로 돌아가겠다 하는구나.

옛 나루터 임제원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건네주는데

요긴한 나루를 붙들고 앉았으니 벼랑은 만 기로 치솟았도다.

주관과 객관을 동시에 떨어주어 선타바를 빚어내고

3현과 3요로 납자들을 단련하도다.

항상 집안에 있으면서 길가를 떠나지 않으니

자리 없는 참사람이여! 바로 얼굴로 드나드는구나.

양당 수좌가 동시에 고함을 치니 주객이 분명하고

비춤[照]과 활용[用]이 동시에 행해지니 본시 앞뒤가 없도다.

거울이 만상을 비추듯, 빈 골짜기가 메아리를 전하듯

정해진 곳 없이 묘하게 응하여 자취를 남기지 않도다.

옷깃을 떨치며 남쪽으로 내려가 대명부에 멈춰 쉬니

흥화가 법제자되어 동당에 모셨도다.

구리 물병 쇠 발우로 방문 걸고 입을 다무니

노송에 구름은 한가로워 허허로이 우유자적(優遊自適) 하도다

면벽한 지 오래잖아 은밀히 부촉코 임종하심이여!

정법을 누구에게 전할까? 눈먼 나귀 손에서 없어지는구나.

원각종연(圓覺宗演 : 운문종 제8세) 노스님이 이제 널리 유통시키니

점검해 보건대 본래대로 틀림 없도다.

한마디 고함소리[喝] 말고는 오히려 헤아려볼지니

안목 있는 선객들은 부디 잘못 들먹이지 말지어다.

 

선화(宣和) 경자(庚子, 1120) 한가위에 삼가 쓰다.

 

黃檗山頭에 曾遭痛棒하고 大愚肋下에 方解築拳이로다 饒舌老婆와 尿牀鬼子여 這風顚漢이 再捋虎鬚로다 巖谷에 栽松은 後人標榜이요 钁頭로 斸地하니 幾被活埋로다 肯箇後生하여 驀口自摑하고 辭梵几案하야 坐斷舌頭하니 不是河南이면 便歸河北이로다 院臨古渡에 運濟往來하니 把定要津하야 壁立萬仭이로다 奪人奪境하야 陶鑄仙陀하고 三要三玄으로 鈐鎚衲子로다 常在家舍하야 不離途中하니 無位眞人이여 面門出入이로다 兩堂이 齊喝에 賓主歷然이요 照用同時하니 本無前後로다 菱花對像하고 虛谷에 傳聲하니 妙應無方하야 不留朕蹟이로다 拂衣南邁하야 戾止大名하니 興化師承이라 東堂에 迎侍로다 銅缾鐵鉢이요 掩室杜詞하니 松老雲閑하야 曠然自適이로다 面壁未幾에 密付將終이여 正法을 誰傳고 瞎驢邊滅이로다 圓覺老演이 今爲流通이라 點檢將來하니 故無差舛이로다 唯餘一喝하고는 尙要商量이니 具眼禪流는 冀無賺擧이다 宣和庚子仲秋日에 謹序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