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제록
1.상당
5. 불법의 큰 뜻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분명한 뜻입니까?"
스님이 불자(拂子)를 세워들자 그 스님이 별안간 악! 하므로 스님이 문득 후려쳤다.
또 다른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
스님이 또 불자를 세워드니 그 스님이 악! 하였다. 스님도 역시 악! 하니 그 스님이 머뭇머뭇하거늘, 그대로 후려쳐버렸다. 그리고는 말씀 하셨다.
"대중아! 무릇 법을 위하는 자는 몸과 목숨 잃는 것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20년 동안 황벽선사(先師) 회하에 있으면서 세 차례 불법의 정확한 뜻을 물었다가 세 차례 다 몽둥이로 얻어 맞았으나, 마치 쑥대[蒿枝]로 살짝 스치는 것 같았다. 지금 다시 한 차례 얻어 맞으려 하는데 누가 나를 위해서 때려 주겠느냐?"
그때 한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제가 때려드리겠습니다" 하였다. 스님이 몽둥이를 집어 건네주자 그 스님이 받으려는 순간 그대로 후려쳤다.
上堂, 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師堅起拂子하니라 僧이 便喝하니 師便打하다 又僧問, 如何是佛法大意오 師亦堅起拂子한대 僧便碣이어늘 師亦喝하니 僧이 擬議라 師便打하니라 師乃云, 大衆아 夫爲法者는 不避喪身失命이니 我二十年에 在黃檗先師處하야 三度問佛法的的大意라가 三度蒙他賜杖하야 如蒿枝拂著相似하니라 如今에 更思得一頓棒喫하니 誰人이 爲我行得고 時에 有僧出衆云, 某甲이 行得이니다 師拈棒與他한대 其僧이 擬接이어늘 師便打하다
6. 칼날 위의 일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칼날 위의 일입니까?"
"위험하다. 위험해!"
그 스님이 머뭇머뭇하자, 스님이 그대로 후려쳤다.
한 스님이 물었다.
"저 석실행자는 디딜방아를 밟고 있으면서 발 옮기는 것조차 잊었다 하니 어디로 간 것입니까?"
"깊은 못 속에 빠져버렸다."
이어서 말씀하셨다.
"나에게 찾아오는 자가 있으면 조금도 빈틈없이 그가 어디서 왔는지를 모두 알아낸다. 만약 이처럼 온다면 자기를 잃어버린 것과 같고, 이처럼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오랏줄 없이 스스로를 묶는 것이니, 어느 때나 함부로 짐작하지 말라. 알거나 모르거나 모두가 그릇된 것이다. 나는 이 분명한 말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다 비방한다 해도 상관않겠다. 오래 서 있었다. 편히들 쉬어라."
上堂 僧問, 如何是劍刃上事오 師云, 禍事禍事로다 僧이 懿議한대 師便打하다 問, 祇如石室行者가 踏碓忘却移脚은 向什麽處去오 師云, 沒溺深泉이니라 師乃云, 但有來者하면 不虧欠伊하야 總識伊來處노라 若與麽來하면 恰似失却이요 不與麽來하면 無繩自縛이니 一切時中에 莫亂斟酌하라 會與不會에 都來是錯이라 分明與麽道하야 一任天下人貶剝하노라 久立珍重하라
7. 진퇴양난처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한 사람은 외로운 산 봉우리에서 빠져나올 길이 없고, 한 사람은 현실의 네거리에서 나아갈 곳이 없다. 누가 앞에 있고 누가 뒤에 있느냐? 유마힐(維摩詰)이라 하지도 말고, 부대사(傅大師)라고 말하지 말라. 편히들 쉬어라."
上堂云, 一人은 在孤峯頂上하야 無出身之路요 一人은 在十字街頭하야 亦無向背니 那箇在前이며 那箇在後요 不作維摩詰하며 不作傅大士하노니 珍重하라
8. 인천(人天)의 공양을 받을 자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한 사람은 무궁한 세월을 길에 나와 있으나 집을 떠나지 않고, 한 사람은 집을 떠났으나 길에 있지 않으니 어느 쪽이 인간과 천상의 공양을 받을 만한가?"
그리고는 법좌에서 바로 내려오셨다.
上堂 云, 有一人은 論劫在途中호되 不離家舍하고 有一人은 離家舍호되 不在途中하니 那箇合受人天供養고 便下座하다
9. 3구 · 3현 · 3요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제1구입니까?"
"3요(三要)의 도장을 찍어내니 붉은 점이 선명하고, 생각을 붙이기도 전에 주객이 분명하다."
"무엇이 제2구입니까?"
"현묘한 깨달음에 어찌 무착(無着)의 물음을 용납하겠으며, 방편이 어찌 분별 망상 끊긴 근기를 저버리겠는가?"
"무엇이 제3구입니까?"
"무대 위의 꼭두각시를 보아라. 당겼다 놓았다 함이 모두 속에 있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上堂, 僧問 如何是第一句오 師云 三要印開에 朱點側이요 未容擬議主賓分이로다 問 如何是第二句오 師云, 妙解豈容無著問이며 漚和爭負截流機리오 問, 如何是第三句오 師云, 看取棚頭弄傀儡하라 抽牽都來裏有人이로다
스님은 또 말씀하셨다.
"한 구절[一句]에는 반드시 3현(三玄)의 문이 갖추어 있고, 한 현[一玄]의 문에는 반드시 3요(三要)가 갖추어 있어서 방편도 있고 활용도 있다. 그대들은 어떻게 이해하느냐?"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師又云, 一句語에 須具三玄門이요 一玄門에 須具三要니 有權有用이라 汝等諸人은 作麽生會오 下座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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