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문 (1)
옛 사람은 마음 닦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마음 닦는 바른 행은 생각과 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도를 세상에 알려 후생에게 모범이 되려 하는데, 여기에 어찌 선종 율장 교학, 유학 불교 도교의 차이가 있겠는가. 지극히 공정하면 천하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다.
사명(四明) 땅 선객 담수공(曇秀公)은 여기에 두터운 뜻을 두고서 총림을 두루 다니며 현묘한 기연을 빠짐없이 봐오면서 가는 곳마다 보고 들은 바를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 이 책이 인천(人天)의 안목을 열어주었기에 「보감(寶鑑)」이라 이름짓고 원각사(圓覺寺)로 달려가 간행하고자 하였다.
이는 선배들의 감추어진 덕과 숨겨진 빛을 밝혔을 뿐 아니라 장차 동지와 더불어 힘써 이 길을 따르고자 함이다.
나는 그의 말을 가상히 여겨 마침내 책 말미에 발문을 쓰는 바이다.
때는 소정(紹定) 경인(1230) 7월 14일, 고잠비구 사찬(古岑比丘 師贊)은 만수사(萬困寺) 귀운당(歸雲堂)에서 쓰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