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덧붙이는 글
도는 무심을 귀하게 여기고, 선은 명칭과 이치가 끊기고 마음속을 완전히 잊어서 생각이 다 없어져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회광반조할 수 있는 길입니다.
온통 그대로 꿰뚫어 다시는 사량분별을 용납하지 않고, 곧장 통밑이 빠진 듯해야만 이 크고 원만한 적조(寂照)에 들어가 수승하고 현묘한 해탈문을 비추게 됩니다.
하나를 깨달으면 모두를 깨달아 한가한 경지만 지킬 뿐, 처음부터 상대방과 나, 훌륭하고 하열함을 나누지 않습니다. 털끝 만큼이라도 견해의 가시가 있기만 하면 바로 통렬하게 잘라버리고 놓아버려 칠통팔달로 자유자재하게 해야합니다. 이것을 면밀하게 길러내면 모든 성인도 엿볼 수 없습니다. 자기도 오히려 원수처럼 여겨서, 그저 멀리 여의기를 구하여 가까이 처하지를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홀연히 맑고 고요해져, 텅 비면서 신령하고 고요하면서도 관조합니다.
용맹스럽게 끊어버려서 가는 털끝 만큼도 가슴을 흔듬이 없도록 철저해야 합니다.
왕노사(王老師 : 南泉)는 이를 두고 "살 궁리를 한다"고 하였고, 조주는 "죽 먹고 밥 먹는 두 때는 제외하니, 이때는 마음을 잡되게 쓴 때이다"고 하였습니다.
오래도록 실천하여 순수하게 익어지도록 해야만 위로부터 내려온, 무심으로 도(道)에 체달하는 것입니다. 면밀히 작용하면 저절로 공부 되었음을 마지막 납월 삼십일에 이르러서는 볼 수 있게 되어, 자연히 아득한 절벽에서 손을 놓아버리는 것과 같으리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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