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21.서방(西方)

쪽빛마루 2016. 6. 13. 11:56

21.서방(西方)

 

 위사군이 예배하고 또 물었다.

 "제자가 보오니 스님과 도교인과 속인들이 항상 아미타불을 생각하면서 서쪽 나라에 가서 나기를 바랍니다. 청컨대 큰스님께서는 말씀해 주십시오.저기에 날 수가 있읍니까? 바라건대 의심을 풀어 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사군은 들으라. 혜능이 말하여 주리라. 세존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서방정토에로 인도하여 교화해 말씀하셨느니라. 경에 분명히 말씀하기를 '여기서 멀지 않다'고 하였다. 다만 낮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멀다 하고, 가깝다고 말하는 것은 다만 지혜가 높은 사람 때문이니라.

 사람에는 자연히 두 가지가 있으나 법은 그렇지 않다. 미혹함과 깨달음이 달라서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을 뿐이다. 미혹한 사람은 염불하여 저곳에 나려고 하지만 깨친 사람은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그 마음이 깨끗함을 따라서 부처의 땅도 깨끗하다'고 말씀하셨느니라.

 사군아, 동쪽 사람일지라도 다만 마음이 깨끗하면 죄가 없고, 서쪽 사람일지라도 마음이 깨끗하지 않으면 허물이 있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가서 나기를 원하나 동방과 서방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는 다 한 가지니라.

 다만 마음에 깨끗치 않음이 없으면 서방정토가 여기서 멀지 않고, 마음에 깨끗치 아니한 생각이 일어나면 염불하여 왕생하고자 하여도 이르기 어렵느니라. 십악(十惡)을 제거하면 곧 십만 리를 가고, 팔사(八邪)가 없으면 곧 팔천 리를 지난 것이다. 다만 곧은 마음을 행하면 도달하는 것은 손가락 퉁기는 것과 같으니라.

 사군아, 다만 십선(十善)을 행하라. 어찌 새삼스럽게 왕생하기를 바랄 것인가. 십악의 마음을 끊지 못하면 어느 부처가 와서 맞이하겠는가.

 만약 남[生]이 없는 돈법(頓法)을 깨치면 서방정토를 찰나에 볼 것이요, 만약 돈교의 가르침을 깨치지 못하면 염불을 하여도 왕생할 길이 멀거니, 어떻게 도달하겠는가?"

 

使君이 禮拜하고 又問하되 弟子見僧道俗이 常念阿彌陀(大)佛하야 願往生西方하니 請和尙은 說하소서 得(德)生彼否아 望爲破疑하소서 大師言하되 使君아 聽하라 惠能이 與說하리라 世尊이 在舍衛國하야 說西方引化하야 經文에 分明 去此不遠이라하니 只爲下根하야 說遠(近)하고 說近(遠)은 只緣上智니라 人自兩(雨)種(重)이요 法無不[同]이라 迷(名)悟有殊하야 見有遲疾하야 迷人은 念佛生彼하고 悟者는 自淨其心이니 所以佛言하시되 隨其心淨하야 則佛土淨이라하니라 使君아 東方도 但淨心하면 無罪요 西方도 心不淨하면 有愆하야 迷人은 願生하나 東方西方(者)은 所在處並皆一種이니라 心但無不淨하면 西方이 去此不遠이요 心起不淨之心하면 念佛往生難到니라 除十惡하면 卽行十萬이요 無八邪하면 卽過八千이니 但行直(眞)心하면 到如彈(禪)指니라 使君아 但行十善하면 何須更願往生이며 不斷十惡之心하면 何佛이 卽來迎請이리오 若悟無生頓法하면 見西方이 只在刹那요 不悟頓敎大乘하면 念佛하야도 往生路遙니 如何得達고.

 

 육조께서 말씀하셨다.

 "혜능이 사군을 위하여 서쪽 나라를 찰나 사이에 옮겨 눈앞에 바로 보게 하리니

보기를 바라는가?"

 위사군이 예배하며 말하였다.

 "만약 여기서 볼 수 있다면 하필 가서 나겠읍니까. 원컨대 스님께서 자비로써 서쪽 나라를 보여 주시면 매우 좋겠읍니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문득 서쪽 나라를 보아 의심이 없을 터이니 당장 흩어져라."

 대중들이 놀라 무슨 일인지 모르자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대중은 정신 차리고 들으라. 세상 사람의 자기 색신은 성(城)이요 눈 · 귀 · 코 · 혀 · 몸은 곧 성의 문이니 밖으로 다섯 문이 있고 안으로 뜻의 문이 있다. 마음은 곧 땅이요 성품은 곧 왕(王)이니 성품이 있으면 왕이 있고 성품이 가매 왕은 없느니라. 성품이 있으매 몸과 마음이 있고 성품이 가매 몸과 마음이 무너지느니라.

 부처는 자기의 성품이 지은 것이니, 몸 밖에서 구하지 말라. 자기의 성품이 미혹하면 부처가 곧 중생이요 자기의 성품이 깨달으면 중생이 곧 부처이니라.

 자비는 곧 관음이요 희사는 세지라고 부르며, 능희 깨끗함은 석가요 평등하고 곧음은 미륵이니라. 인아상은 수미요 삿된 마음은 큰 바다이며 번뇌는 파랑이요 독한 마음은 악한 용이면 진로는 고기와 자라요 허망함은 곧 귀신이며 삼독은 곧 지옥이요 어리석음은 곧 짐승이며 십선은 천당이니라.

 인아상이 없으면 수미산이 저절로 거꾸러지고 삿된 마음을 없애면 바닷물이 마르며, 번뇌가 없으면 파랑이 없어지고 독해(毒害)를 제거하면 고기와 용이 없어지느니라."

 

六祖言하되 惠能이 與使君으로 移西方刹那間(問)하야 目(日)前便見케하리라 使君은 願見否하 使君이 禮拜하되 若此得見하면 何]須往生고 願和尙은 慈悲로 爲現西方하면 大善이로다 大師言하되 唐見西方無疑리니 卽散하라 大衆이 愕然하야 莫知何事(是)어늘 大師曰 大衆아 大衆은 作意聽하라 世人의 自色身은 是城이요 眼耳鼻舌身은 卽是城門이니 外有五(六)門하며 內有意門하고 心卽是地요 性卽是王이니 性在王在하고 性去王無라 性在身心存이요 性去身[心]壞니라 佛是自性作이니 莫向身[外]求하라 自性이 迷하면 佛卽衆生이요 自性이 悟면 衆生이 卽是佛이니라 慈悲는 卽是觀音이요 喜捨는 名爲勢至며 能淨은 是釋迦요 平直(眞)은 是彌勒이라 人我는 是須彌요 邪心은 是大海며 煩惱는 是波浪이요 毒心은 是惡龍이며 塵勞는 是魚鱉이요 虛妄은 卽是神鬼며 三毒은 卽是地獄이요 愚癡는 卽是畜生이며 十善은 是天堂이라 無人我(我無人)하면 須彌自倒요 除邪心하면 海水竭이요 煩惱無하면 波浪滅이요 毒害除하면 魚龍絶이니라.

 

 자기 마음의 땅위에 깨달은 성품[覺性]의 부처가 큰 지혜를 놓아서 그 광명이 비추어 여섯 문이 청정하게 되고 욕계의 모든 여섯 하늘들을 비추어 부수고, 아래로 비추어 삼독을 제거하면 지옥이 일시에 사라지고 안팎으로 사무쳐 밝으면 서쪽 나라와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이 수행을 닦지 아니하고 어찌 피안(彼岸)에 이르겠는가."

 법문을 들은 법좌(法座) 아래서는 찬탄하는 소리가 하늘에 사무쳤으니, 응당 미혹한 사람도 문득 밝게 볼 수 있었다.

 위사군이 예배하며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훌륭하십니다! 널리 원하옵나니, 법계의 중생으로 이 법을 듣는 이는 모두 일시에 깨쳐지이다."

 

自心地上 覺性如來가 放(施)大智慧하야 光明이 照耀하야 六門이 淸淨하야 照破(波)六欲諸天하고 下照하야 三毒을 若除하면 地獄이 一時消滅하야 內外明徹하야 不異西方하나니 不作此修하고 如何到彼리오 座下聞(問)說하고 讚聲이 徹天하되 應是迷人도 了(人)然便見하니라 使君이 禮拜하고 讚言善哉善哉라 普願法界衆生이 聞者一時悟解하노이다.

○ 안팎이 사무쳐 밝으면 서방정토와 다르지 않다[內外明徹不異西方]… 내외명철한 제불의 정토 이외에는 모두 꿈 속의 장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