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22.수행(修行)

쪽빛마루 2016. 6. 16. 05:35

22.수행(修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만약 수행하기를 바란다면 세속에서도 가능한 것이니, 절에 있다고만 되는 것이 아니다.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으면 서쪽 나라 사람의 마음이 악함과 같고, 세속에 있으면서 수행하면 동쪽 나라 사람이 착함을 닦는 것과 같다. 오직 바라건대, 자기 스스로 깨끗함을 닦으라. 그러면 이것이 곧 서쪽 나라이니라."

 위사군이 물었다.

 "화상(和尙)이시여, 세속에 있으면서는 어떻게 닦습니까? 원하오니 가르쳐 주소서."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혜능이 도속(道俗)을 위하여 '모양없는 게송'을 지어 주리니 다들 외워 가지라. 이것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항상 혜능과 더불어 한 곳에 있음과 다름이 없느니라."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설법도 통달하고 마음도 통달함이여!

해가 허공에 떠오름과 같나니

오직 돈교의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나와 삿된 종취를 부수는도다.

가르침에는 돈(頓)과 점(漸)이 없으나

미혹함과 깨침에 더디고 빠름이 있나니

만약 돈교의 법을 배우면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미혹하지 않느니라.

설명하자면 비록 일만 가지이나

그 낱낱을 합하면 다시 하늘로 돌아오나니

번뇌의 어두운 집속에서

항상 지혜의 해가 떠오르게 하라.

삿됨은 번뇌를 인연하여 오고

바름[正]이 오면 번뇌가 없어지나니

삿됨과 바름을 다 버리면

깨끗하여 남음 없음에 이르는도다.

보리는 본래 깨끗하나

마음 일으키는 것이 곧 망상이라

깨끗한 성품이 망념 가운데 있나니

오직 바르기만 하면 세 가지 장애를 없애는도다.

만약 세간에서 도를 닦을진대는

일체가 다 방해롭지 않나니

항상 허물을 드러내어 자기에게 있게 하라.

도와 더불어 서로 합하는도다.

형상이 있는 것에는 스스로 도가 있거늘

도를 떠나 따로 도를 찾는지라

도를 찾아도 도를 보지 못하나니

필경은 도리어 스스로 고뇌하는도다.

만약 애써 도를 찾고자 할진대는

행동의 바름이 곧 도이니

스스로에게 만약 바른 마음이 없으면

어둠 속을 감이라 도를 보지 못하느니라.

만약 참으로 도를 닦는 사람이라면

세간의 어리석음을 보지 않나니

만약 세간의 잘못을 보면

자기의 잘못이라 도리어 허물이로다.

남의 잘못은 나의 죄과요

나의 잘못은 스스로 죄 있음이니

오직 스스로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번뇌를 쳐부수어 버리는도다.

만약 어리석은 사람을 교화하고자 할진대는

모름지기 방편이 있어야 하나니

저로 하여금 의심을 깨뜨리게 하지 말라.

이는 곧 보리가 나타남이로다.

법은 원래 세간에 있어서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나나니

세간을 떠나지 말며

밖에서 출세간(出世間)의 법을 구하지 말라.

삿된 견해가 세간이요

바른 견해는 세간을 벗어남이니

삿됨과 바름을 다 쳐 물리치면

보리의 성품이 완연하리로다.

이는 다만 단박 깨치는 가르침이며

또한 대승이라 이름하나니

미혹하면 수많은 세월을 지나나

깨치면 잠깐 사이로다.

 

大師言하되 善知識아 若欲修行인댄 在家도 亦得하야 不由在寺니 在寺不修하면 如西方心惡之人이요 在家若修行하면 如東方人修善이라 但願自家修淸淨하면 卽是西(惡)方이니라 使君이 問하되 和[尙]아 在家如何修오 願爲指授하소서 大師言하되 善知識아 惠能이 與道俗作無相頌하노니 盡誦取하라 依(衣)此修行하면 常與惠能으로 '說'一處無別이니라 頌曰   

說通及心通이여 如日至虛空하니

唯(惟)傳頓敎法하야 出世破邪宗이로다

敎卽無頓漸이요 迷悟有遲疾하니

若學頓敎法하며 愚人도 不可迷니라

說卽雖(須)萬般이나 合離還歸一이니

煩惱暗宅中에 常須生慧(惠)日이어다

邪來因煩惱요 正來煩惱除니

邪正俱(疾)不用하고 淸淨至無餘로다

菩提本淸淨하야 起心卽是妄이라

淨性在(於)妄中하니 但正하면 除三障이로다

世間에 若修道인댄 一切盡不妨이니

常現在己過하라 與道卽相當이로다

色類自有道어늘 離道別覓道라

覓道不見道하니 到頭還自懊로다

若欲貪覓道인댄 行正이 卽是道니

自若無正心하면 暗行不見道니라

若眞修道人은 不見世間愚하나니

若見世間非하면 自非却是左로다

他非는 我有罪요 我非는 自有罪니

但自去非心하고 打破煩惱碎로다

若欲化愚人인댄 是須有方便하니

勿令破彼疑하라 卽是菩提見이로다

法元在世間하야 於世에 出世間하니

勿離世間上하고 外求出世間하라

邪見是(出)世間이요 正見은 出世間이니

邪正을 悉打却하면 [菩提性宛然]이로다

此但是頓敎며 亦名爲大乘이니

迷來經累劫이요 悟則刹那間이로다

○ '오직 돈교의 법만을 전하여 세상에 나와 삿된 종취를 부순다[唯傳頓敎法하야出世破邪宗이로다]'… 육조스님은 「단경」전체를 통하여 돈오돈수(頓悟頓修)하는 돈교법만을 설하였으므로, 돈법(頓法) 이외는 모두 사종(邪宗)이라고 배척하였으니 이는 최사현정(摧邪顯正)의 대자비인지라, 육조의 법손(法孫)으로서 점수(漸修) 운운하는 것은 육조를 반역(反逆)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