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29.전게(傳偈)

쪽빛마루 2016. 6. 18. 05:43

29.전게(傳偈)

 

 대중스님들은 다 듣고 대사의 뜻을 알았으며, 다시는 감히 다투지 아니하고 법을 의지하여 수행하였다. [대중이] 일시에 예배하니, 곧 대사께서 세상에 오래 머무시지 않을 것임을 알았다.

 상좌인 법해가 앞으로 나와 여쭈었다.

 "큰스님이시여, 큰스님께서 가신 뒤에 가사와 법을 마땅히 누구에게 부촉 하시겠읍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법은 전하여 마쳤으니 너희는 모름지기 묻지 말라. 내가 떠난 뒤 이십여 년에 삿된 법이 요란하여 나의 종지를 혹란케 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나와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불교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여 종지를 세우리니, 이것이 곧 나의 바른 법이다. 그러므로 가사를 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너희가 믿지 않을진대는 내가 선대의 다섯 분 조사께서 가사를 전하고 법을 부촉하신 게송들을 외워 주리라.

 만약 제일조 달마조사의 게송의 뜻에 의거하면 곧 가사를 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잘 들어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외리라."

 게송에 말씀하셨다.

 

 제일조 달마화상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내 본시 당나라에 와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여 미혹한 중생을 구하노니

 한 꽃에 다섯 잎이 열리어 그 결과가 자연히 이루리로다.

 

 제이조 혜가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본래 땅이 있는 까닭에 땅으로부터 씨앗 꽃 피나니

 만약 본래로 땅이 없다면 꽃이 어느 곳으로부터 피어나리오

 

 제삼조 승찬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꽃씨가 비록 땅을 인연하여 땅 위에 씨앗 꽃을 피우나

 꽃씨는 나는 성품이 없나니 땅에도 또한 남이 없도다.

 

 제사조 도신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꽃씨에 나는 성품 있어 땅을 인연하여 씨앗 꽃이 피나

 앞의 인연이 화합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다 나지 않는도다.

 

 제오조 홍인스님의 게송에 말씀하셨다.  

 유정이 와서 씨 뿌리니 무정이 꽃을 피우고

 정도 없고 씨앗도 없나니 마음 땅에 또한 남이 없도다.

 

 제육조 혜능의 게송에 말한다.   

 마음의 땅이 뜻의 씨앗을 머금으니 법의 비가 꽃을 피운다.

 스스로 꽃 뜻의 씨앗을 깨달으니, 보리의 열매가 스스로 이루는도다.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내가 지은 두 게송을 들으라. 달마스님의 게송의 뜻을 취하였으니 너희 미혹한 사람들은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라. 그러면 반드시 자성을 보리라.

 

 첫째 게송에 말씀하셨다.

 

마음 땅에 삿된 꽃이 피니 다섯 잎이 뿌리를 좇아 따르고

함께 무명의 업을 지어 업의 바람에 나부낌을 보는도다.

 

 둘째 게송에 말씀하셨다.

 

마음 땅에 바른 꽃이 피니 다섯 잎이 뿌리를 좇아 따르고

함께 반야의 지혜를 닦으니 장차 오실 부처님의 깨달음이로다.

 

 육조스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여 마치시고 대중을 해산시켰다. 밖으로 나온 문인들은 생각하였으니, 대사께서 세상에 오래 머물지 않으실 것임을 알았다.

 

衆僧이 旣聞하야 識大師意하야 更不敢諍하고 依法修行하야 一時禮拜하니 卽知(之)大師不永住世니라 上座法海向前言하되 大師여 大師去後에는 衣法을 當付何人고 大師言 法卽付了하니 汝不須問이어다 吾滅後二十餘年에 邪法撩(遼)亂하야 惑我宗旨할새 有人出來하야 不惜身命하고 定(第)佛敎是非하야 竪立宗旨하리니 卽是吾正法이라 衣不合傳(轉)이니 汝不信인댄 吾與誦先代五祖傳衣付法頌(誦)하리라 若據第一祖達磨頌意하면 卽不合傳衣니 聽하라 吾(五)與汝誦(頌)하리라 頌曰

 第一祖達磨和尙 頌曰

吾本(大)來唐國하야 傳敎(木+敎)救迷情(名淸)하노니

一花開五葉하야 結果(菓)自然成이로다

 第二祖惠可和尙 頌曰

本來緣有地하야 從地種花生하니

當本元(願)無地하면 花從何處生고

 第三祖僧璨(王+祭)和尙 頌曰

花種雖因地하야 地上種花(化)生이나

花種無生性이라 於地亦無生이로다

 第四祖道信和尙 頌曰

花種有生性하야 因地種花生하니

先緣不和合하면 一切盡無生이로다

 第五祖弘忍和尙 頌曰

有情來下種하야 無情花卽生하고

無情又無種이라 心地亦無生이로다

 第六祖惠能和尙 頌曰

心地含情種하야 法雨卽花生이라

自悟(吾)花情種하니 菩提果(菓)自成이로다

 能大師言하되 汝等은 聽吾作二頌하라 取達磨和尙頌意니 汝迷人이 依此頌修行하면 必當見性하리라

 第一頌曰

心地에 邪花放하니 五葉이 逐根隨하야

共造無明業(葉)하야 見被業(葉)風吹로다

 第二頌曰

心地에 正花放하니 五葉이 逐根(恨)隨하야

共修般若惠하야 當來佛菩提로다

 六祖說偈已了하고 放衆生散하니 門人이 出外思惟하야 卽知大師不久住世니라

○ '내가 떠난 뒤 이십여 년[滅後二十餘年]' 운운한 것은 신회(神會)에게 해당된 것으로서, 이 말은 신회 계통에서 조작한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