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정종기」에 실린 삼조에 대한 기록
「정종기(正宗記 : 明敎契崇스님의 저술)」에서 삼조(三祖)스님을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존자께서 처음엔 비록 그의 성씨와 집안과 고향 등을 말하지 않았지만 그 후 세상에 나와 30여년 동안 어찌 입을 닫고 조금치도 자기신분을 말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이 점이 의심스러웠다.
그런데 내 무엇인가를 살펴보니, ‘대사는 일찍이 사조 도신(四祖道信 : 580~651)스님에게, <누가 묻더라도 나에게 법을 얻었다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하니 이는 존자 스스로가 세상 인연을 미련없이 끊은 말이다. 도인[至人]은 사물의 자취가 대도(大道)에 누(累)가 된다 생각하여, 마침내는 자신의 마음까지도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제 바른 법의 종지마저도 잊고자 하는데 하물며 성씨며 고향 따위의 속세 일을 생각하였겠는가?”
나는 「정종기」에서 이 부분을 읽다가 명교스님의 공부가 훌륭함을 알게 되었다.
왕안석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옛날 도인은 공부[功業]도 그의 마음에 누를 끼치지 못했는데 하물며 죽은 뒤의 이름에 연연할 턱이 있었겠는가? 서산 양(西山亮 : 1153~1242)스님이 서산에 은거한 일, 법상(法常 : 752~839)스님이 대매산(大梅山) 암자에 살던 일, 귀종 지상(歸宗智常)스님이 자기의 눈을 멀게 했던 일, 법정(法正)스님이 이름을 말하지 않은 일 따위는 모두가 자신이 들었던 바를 실천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가신 지 수백년이 지나서도 그 분들의 늠름한 기상은 오히려 살아계신 듯하다. 그 분들은 이 세상에 뜻이 없었으나 사람들이 다투어 가며 이분들과 함께하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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