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94. 문열스님의 부도를 참배함

쪽빛마루 2015. 1. 12. 09:31

94. 문열스님의 부도를 참배함

 

 내 일찌기 몇 명의 스님들과 운봉 문열(雲峯文悅)스님의 부도를 배알하게 되었다. 절을 올리고 일어나 탑을 어루만지면서 자문자답(自問自答)하였다.

 “살아 계십니까? 돌아가셨습니까?”

 한참 후 스스로 답하였다.

 “이 탑을 밀쳐 자빠뜨릴 수 없구나.”

 이 말에 곁에 있던 승려가 말하였다.

 “오늘 상황이 바로 도오(道吾)스님의 인연 같습니다.”

 그래서 게를 지어 설법하였다.

 

알지 못하여 묻고

보지 못하여 다투지만

원만히 앞에 나타나 있는데

무얼 다시 말하랴

단단한 육체에도

생로병사는 어쩔 수 없는 것

앞에 놓인 이 탑을

밀쳐 자빠뜨릴 수 없구나.

 

不知卽問  不見卽討

圓滿現前  何須更道

維堅密身  生死病老

面前塔子  不可推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