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오종법신(五種法身)
"「방광경(方廣經)」에 이르기를 '다섯 가지의 법신은 첫째는 실상법신이요, 둘째는 공덕법신이요, 셋째는 법성법신이요, 네째는 응화법신이요, 다섯째는 허공법신이다'고 하였는데, 자기의 몸에는 어떤 것이 이것입니까?"
"마음이 무너지지 아니함을 아는 것이 실상법신이며, 마음이 만상을 포함하는 것을 아는 것이 공덕법신이며, 마음이 무심임을 아는 것이 법성법신이며, 근기따라 응하여 설법함이 응화법신이며, 마음이 형상이 없어 얻을 수 없음을 아는 것이 허공법신이니, 만약 이 뜻을 확실히 아는 이는 곧 증득할 것이 없음을 아느니라.
얻음도 없고 증득함도 없음이 곧 불법법신을 증득한 것이요, 만약 증득함이 있고 얻음이 있음을 증득으로 삼는 이는 곧 삿된 견해의 증상만인이며 외도라고 하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유마경」에 이르기를 '사리불이 천녀에게 묻되 그대는 얻은 바가 무엇이며 증한 바가 무엇이기에 말재주가 이와 같으냐' 하고 물으니, 천녀가 대답하기를 '나는 얻음도 없고 증함도 없어서 이와 같음을 얻었오. 만약 얻음이 있고 증함이 있으면 불법 가운데에 증상만인이 되는 것이오' 라고 하였느니라."
問 方廣經云 五種法身은 一實相法身이요 二功德法身이요 三法性法身이요 四應化法身이요 五虛空法身이라하니 於自己身에 何者是오
答 知心不壞가 是實相法身이요 知心含萬像이 是功德法身이요 知心無心이 是法性法身이요 隨根應說이 是應化法身이요 知心無形하야 不可得이 是虛空法身이니 若了此義者는 卽知無證也니라 無得無證者는 卽是證佛法法身이요 若有證有得을 以爲證者는 卽邪見增上慢人也며 名爲外道니 何以故오 維摩經云 舍利佛이 問天女曰 汝何所得이며 何所證하야 辯乃得如是오 天女答曰 我無得無證하야 乃得如是라하니 若有得有證하면 卽於佛法中에 爲增上慢人也니라.
15. 등각(等覺)과 묘각(妙覺)
"경에 이르기를 '등각, 묘각'이라 하니, 무엇이 등각이며 무엇이 묘각입니까?"
"색(色)에 즉하고 공(空)에 즉함이 등각이요, 두 가지 성품이 공한[二性空] 까닭에 묘각이라 하며, 또한 깨달음이 없음과 깨달음이 없음도 없음을 일컬어 묘각이라 하느니라."
"등각과 묘각이 다릅니까, 다르지 않습니까?"
"일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 두 이름을 세운 것으로서, 본체는 하나요,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니 내지 일체법이 모두 그러하니라."
問 經云 等覺妙覺이라하니 云何是等覺이며 云何是妙覺고
答 卽色卽空이 名爲等覺이요 二性空故로 名爲妙覺이며 又云 無覺無無覺이 名爲妙覺이니라.
問 等覺與妙覺이 爲別가 爲不別가
答 爲隨事方便으로 假立二名이라 本体是一이요 無二無別이니 乃至一切法이 皆然也니라.
16. 설법(說法)
"「금강경」에 이르기를 '설할 법이 없음이 법을 설함이다'하니 그 뜻이 무엇입니까?"
"반야의 체는 필경 청정하여 한 물건도 얻을 수 없음이 설할 법이 없다고 함이요, 반야의 공적한 본체 가운데에 항사의 묘용을 갖추어서 알지 못할 일이 없음이 법을 설한다고 함이니, 그러므로 설할 법이 없음이 법을 설함이라고 하느니라."
問 金剛云 無法可說이 是名說法이라하니 其意云何오
答 般若体畢竟淸淨하야 無有一物可得이 是名無法可說이요 卽於般若空寂体中에 具恒沙之用하야 卽無事不知是名說法이니 故云無法可說이 是名說法이니라.
17. 금강경(金剛經)의 경천(輕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수지독송하여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게 되면 이 사람은 전세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도에 떨어질 것이지만, 금세의 사람들의 경멸과 천대를 받음으로 해서 전세의 죄업이 곧 소멸하여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하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대선지식을 아직 만나지 못하여 오직 악업만 짓고 청정한 본래 마음이 삼독의 무명에 덮여서 능히 나타나지 못하므로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말한 것이니라. 금세의 사람들에게 경멸과 천대를 받는 것은, 곧 오늘 발심하여 불도를 구함으로 무명이 다 없어지고 삼독이 나지 아니해서 곧 본래 마음이 명랑하고 다시 어지러운 생각이 없으며, 모든 악이 영원히 없어져 버리므로써 금세 사람의 경멸과 천대를 받는다고 하느니라. 무명이 모두 없어져서 어지러운 생각이 나지 아니하면 자연히 해탈한 것이므로 마땅히 보리를 얻는다고 하는 것이니, 곧 발심할 때를 금세라 하는 것이요, 격생이 아니니라."
問 若有善男子善女人이 受持讀誦此經하야 若爲人輕賤하면 是人은 先世罪業으로 應墮惡道어늘 以今世人輕賤故로 先世罪業이 卽爲消滅하야 當得何耨多羅三藐三菩提라 하니 其義云何오.
答 只如有人이 未遇大善知識하야 唯造惡業하야 淸淨本心이 被三毒無明所覆하야 不能顯了故로 云爲人輕賤也요 以今世人輕賤者는 卽是今日에 發心求佛道하야 爲無明이 滅盡하야 三毒이 不生하야 卽本心이 明朗하야 更無亂念하고 諸惡이 永滅故로 以今世人輕賤也요 無明이 滅盡하야 亂念이 不生하면 自然解脫故로 云當得菩提니 卽發心時名爲今世요 非隔生也니라.
18. 여래(如來)의 오안(五眼)
"또 여래의 다섯 가지 눈이란 어떤 것입니까?"
"색의 청정함을 보는 것이 육안이요, 색의 본체가 청정함을 보는 것이 천안이요, 모든 색의 경계와 내지 선악에 대해서 모두 미세하게 분별하여 물듦이 없고 그 가운데 자재함이 혜안이요, 보아도 보는 바가 없음이 법안이요, 보는 것이 없고 보는 것이 없음도 없는 것이 불안이라고 하느니라."
又云 如來五眼者는 何오.
答 見色淸淨이 名爲肉眼이요 見体淸淨이 名爲天眼이요 於諸色境乃至善惡에 悉能微細分別하야 無所染著하고 於中에 自在名爲慧眼이요 見無所見이 名爲法眼이요 無見無無見이 名爲佛眼이니라.
19. 대승(大乘)과 최상승(最上乘)
"또 대승과 최상승의 뜻은 어떠합니까?"
"대승이란 보살승이요, 최상승이란 불승이니라."
"어떻게 닦아야 이 승을 얻습니까?"
"보살승을 닦음이 대승이니 보살승을 증득하여 다시 관(觀)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닦을 곳이 없음에 이르러 담연히 항상 고요하여 늘지도 아니하고 줄지도 아니함이 최상승이니 곧 이것이 불승이니라."
又云 大乘最上乘 其義云何오.
答 大乘者는 是菩薩乘이요 最上乘者는 是佛乘이니라.
又問 云何修而得此乘고
答 修菩薩乘者는 卽是大乘이라 證菩薩乘하야 更不起觀하고 至無修處하야 湛然常寂하야 不增不減이 名最上乘이니 卽是佛乘也니라.
20. 정혜(定慧)를 함께 씀
"「열반경」에 이르기를 '선정은 많고 지혜가 적으면 무명을 떠나지 못하며 선정은 적고 지혜가 많으면 삿된 견해를 증장하며 선정과 지혜를 함께 하는 까닭에 해탈이다'고 하니, 그 뜻이 무엇입니까?"
"일체 선악에 대하여 모든 것을 분별함이 지혜요, 분별하는 곳에 애증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물드는 바에 따라가지 아니함이 선정이니, 곧 선정과 지혜를 함께 쓰는 것이니라."
問 涅槃經云 定多慧少하면 不離無明이요 定少慧多하면 增長邪見이요 定慧等故로 卽名解脫이라 하니 其義云何오.
答 對一切善惡하야 悉能分別이 是慧요 於所分別之處에 不起愛憎하며 不隨所染이 是定이니 卽是定慧等用也니라.
21. 경상(鏡像)과 정혜(定慧)
"말이 없고 설함이 없음이 곧 선정이라 하니, 바로 말하고 설할 때도 선정이라 할 수 있읍니까?"
"지금 선정이라고 하는 것은 말함과 말하지 않음을 논하지 않고 항상 선정인 것이니라. 왜냐하면 선정의 본성을 쓰기 때문에 말하거나 분별할 때에 곧 말하거나 분별함도 선정이기 때문이니라. 만약 공(空)한 마음으로 색(色)을 볼 때에는 색을 볼 때도 또한 공이며, 만약 색을 보지 아니하고 말하지 않고 분별하지 않을 때도 또한 공이며, 내지 보고 듣고 깨닫고 알 때에도 역시 이와 같느니라. 왜냐하면 자성이 공하기 때문에 곧 일체처에 있어서 모두 공한 것이니, 공이란 곧 집착이 없음이며 집착이 없음이 곧 선정과 지혜를 함께 쓰는 것이니라. 보살이 항상 이와 같이 공 그대로[等空]의 법을 써서 구경에 이르는 까닭에 선정과 지혜가 함께 함을 곧 해탈이라고 하느니라."
"지금 다시 그대들을 위하여 비유로써 나타내 보여 그대들로 하여금 분명하게 알아서 의심을 끊게 하리라.
'비유컨대 밝은 거울이 모습을 비출 때에 그 밝음이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습니다.'
'비추지 아니할 때도 또한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밝은 거울의 작용에는 밝게 비친다는 정(情)이 없으므로 비출 때도 움직이지 않고 비추지 아니할 때도 움직이지 않는 것이니라. 어째서 그러냐 하면 분별의 정(情)이 없는 가운데에는 움직이는 것도 없고 움직이지 않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또,
'햇빛이 세상을 비출 때 그 빛이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습니다.'
'만약 비추지 않을 때도 움직이느냐?'
'움직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빛이 분별의 정(情)이 없기 때문이니 정이 없음으로써 빛이 비추므로 움직이지 아니하며 비추지 않을 때도 또한 움직이지 아니 하느니라. 비춘다 함은 지혜요, 움직이지 아니한다 함은 선정이니 보살이 선정과 지혜를 함께한 법을 써서 삼먁삼보리를 얻는 까닭에 선정과 지혜를 함께 씀이 곧 해탈이라고 하느니라. 지금 정(情)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범부의 정이 없음이요, 성인의 정이 없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것이 범부의 정이며 어떤 것이 성인의 정입니까?"
"만약 두 가지 성품을 일으키면 곧 범부의 정이요, 두 가지 성품이 공(空)하기 때문에 곧 성인의 정이니라."
又問 無言無說이 卽名爲定이라 하니 正言說之時에 得名定否아.
答 今言定者는 不論說與不說常定이니 何以故오 爲用定性일새 言說分別時에 卽言說分別도 亦定이니라 若以空心으로 觀色時엔 卽觀色時도 亦空이며 若不觀色不說不分別時도 亦空이며 乃至見聞覺知도 亦復如時니라 何以故오 爲自性空하야 卽於一切處悉空이니 空卽無著이요 無著이 卽是等用이라 爲菩薩이 常用如是等空之法하야 得至究竟故로 云定慧等者는 卽名解脫也니라.
今更爲汝譬喩顯示하야 令汝惺惺得解斷疑하리라 譬如明鑑照像之時에 其明이 動否아 不也니라 不照時에 亦動否아 不也니라 何以故오 爲明鑑用하되 無情明照일새 所以照時도 不動이며 不照하여도 亦不動이니라 何以故오 爲無情之中에 無有動者며 亦無不動者니라 又如日光이 照世之時에 其光이 動否아 不也니라 若不照時에 動否아 不也니라 何以故오 爲光無情故로 用無情光照일새 所以不動이며 不照亦不動이니라 照者는 是慧요 不動者는 是定이니 菩薩이 用是定慧等法하야 得三菩提故로 云定慧等用이 卽是解脫也니 今言無情者는 無凡情이요 非無聖情也니라.
問 云何是凡情이며 云何是聖情고
答 若起二性하면 卽是凡情이요 二性空故로 卽是聖情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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