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권 돈오입도요문론(頓悟入道要門論) 38~41.

쪽빛마루 2016. 6. 25. 04:44

38. 중도(中道)

     

 "어떤 것이 중도의 뜻입니까."

 "가[邊]의 뜻이니라."

 "지금 중도를 물었거늘 무엇 때문에 가[邊]의 뜻이라고 대답하십니까?"

 "가[邊]는 가운데[中]로 말미암아 서고 가운데[中]는 가[邊]로 말미암아 나느니라. 만약 본래 가[邊]가 없으면 가운데[中]는 무엇을 따라 있으리오. 지금 가운데[中]라고 하는 것은 가[邊]로 말미암아 비로소 있는 것이므로 가운데[中]와 가[邊]가 서로 인하여 서 있어서 모두가 항상함이 없음[無常]을 알지니 색 · 수 · 상 · 행 · 식도 이와 같으니라."  

 

問 何者是中道義오  

答 邊義是니라.  

問 今問中道어늘 因何答邊義是오  

答 邊因中立이오 中因邊生이라 本若無邊하면 中從何有리오 今言中者는 因邊始有故로 知中之與邊이 相因以立일새 悉是無相이니 色受想行識도 亦復如是니라.  

 

39. 오음(五陰)

    

 "어떤 것을 오음(五陰)이라 합니까?"

 "색을 대하여 색에 물들어 색을 따라 남[生]을 받는 것을 색음(色陰)이라 하며, 팔풍(八風)을 받아들인 까닭으로 삿된 믿음을 즐겨 모아서 받아들임에 따라 남[生]을 받는 것을 수음(受陰)이라 하며, 미혹한 마음이 생각을 취하여 생각을 따라 남[生]을 받는 것을 상음(相陰)이라 하며, 모든 행을 결집하여 행을 따라 남[生]을 받는 것을 행음(行陰)이라 하며, 평등한 본체에 망령되이 분별을 일으키고 얽매어 붙어서 허망한 의식이 남[生]을 받는 것을 식음(識陰)이라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오음이라고 일컫느니라."

 

問 何名五陰等고  

答 對色染色하야 隨色受生이 名爲色陰이요 爲領納八風하야 好集邪信하야 卽隨領受中生이 名爲受陰이요, 迷心取相하야 隨想受生이 名爲想陰이요 結集諸行하야 隨行受生이 名爲行陰이요 於平等体에 妄起分別繫著하야 虛識受生이 名爲識陰이라 故云五陰이니라  

 

40. 이십오유(二十五有)

    

 "경에 이르기를 '이십오유(二十五有)'라고 하니 어떤 것입니까?"

 "뒤의 몸을 받는 것이 이십오유(二十五有)이니, 뒤의 몸[後有身]이란 곧 육도에 생을 받는 것이니라. 중생이 현세에 마음이 미혹하여 기꺼이 모든 업을 맺어 뒤에 업을 따라 생(生)을 받는 까닭에 뒤가 있다[後有]고 하느니라. 세상에 만약 어떤 사람이 구경해탈을 닦을 뜻을 품고 무생법인을 증득한 사람은 곧 삼계를 영원히 떠나서 후유(後有)를 받지 않나니, 후유(後有)를 받지 않는 사람은 곧 법신(法身)을 증득함이요 법신이란 곧 불신(佛身)이니라."

 "이십오유의 이름을 어떻게 분별합니까?"

 "본체는 하나이지만 씀에 따라 이름을 세워서 이십오유를 나타내기 때문이니, 이십오유는 십악과 십선과 오음이니라."

 "어떤 것이 십악 · 십선입니까?"

 "십악은 죽이는 것, 훔치는 것, 음행하는 것, 거짓말, 아첨하는 말, 이간하는 말, 나쁜말 내지 탐냄, 성냄, 삿된 견해이니 이것이 십악이요, 십선이란 다만 십악을 행하지 않는 것이니라."  

 

問 經云 二十五有라 하니 何者是오  

答 受後有身이 是也니 後有身者는 卽六道受生也라 爲衆生이 現世心迷하야 好結諸業하야 後卽隨業受生故로 云後有也니라 世若有人이 志修究竟解脫하야 證無生法忍者는 卽永離三界하야 不受後有하나니 不受後有者는 卽證法身이오 法身者는 卽是佛身이니라  

問 二十五有名을 云何分別고  

答 本体是一이어늘 爲隨用立名하야 顯二十五有니 二十五有는 十惡十善과 五陰이 是니라.  

問 云何是十惡十善고  

答 十惡은 殺盜狀과 妄言綺言兩舌惡口와 乃至貪瞋邪見이 此名十惡이요 十善者는 但不行十惡하면 卽是也니라.  

 

41. 무념(無念)과 돈오(頓悟)

      

1. 무념(無念) 

 "위에서 무념을 말씀하셨는데 아직도 다 이해할 수 없읍니다."

 "무념이란 일체처에 무심함이니 일체 경계가 없어서 나머지 생각으로 구함이 없음이며, 모든 경계와 사물에 대하여 영영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것이 곧 무념이니라. 무념이란 참된 생각[眞念]을 이름함이니 만약 생각으로 생각을 삼는다면 곧 삿된 생각[邪念]이요 바른 생각[正念]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경에 이르기를 '만약 사람에게 육념(六念)을 가르치면 생각이 아님[非念]이다'고 하나니, 육념이 있으면 삿된 생각[邪念]이요 육념이 없으면 곧 참된 생각[眞念]이라 하느니라.

 경에 이르기를 '선남자야, 우리가 무념법(無念法) 가운데 머물러서 이와 같은 금색의 삼십이상을 얻어 큰 광명을 놓아서 세계를 남김없이 비추나니, 이 불가사의한 공덕은 부처님이 설명하여도 오히려 다할 수 없는데 하물며 나머지 승(乘)들이 능히 알 수 있으리오' 하였느니라. 무념을 얻은 사람은 육근(六根)이 물들지 아니하는 까닭으로 자연히 모든 부처님 지견에 들어가나니, 이러한 법을 얻은 사람은 부처님 곳집이며 또 법의 곳집이라 하나니, 곧 능히 일체가 부처이며 일체가 법이니라. 왜냐하면 무념인 까닭이니, 경에 이르기를 '일체 모든 부처님들이 모두 이 경으로부터 나오신다'고 하였느니라."

 "이미 무념이라고 하면서 부처님 지견에 들어간다고 하니 다시 무엇을 좇아서 세웁니까?"

 "무념을 좇아서 세우니 무슨 까닭인가? 경에 이르기를 '머뭄이 없는 근본을 좇아서 일체법을 세운다'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비유컨대 밝은 거울과 같다'고 하였으니 거울 가운데 비록 모양이 없으나 능히 만 가지 모양이 나타남이니, 왜냐하면 거울이 밝은 까닭에 능히 만 가지 모양이 나타나느니라. 배우는 사람의 마음이 물들지 아니하는 까닭에 망념이 나지 아니하고 아인심(我人心)이 없어져서 필경 청정하니 청정한 까닭으로 능히 한량없는 지견이 나느니라. 돈오란 금생을 떠나지 않고 곧 해탈을 얻나니 무엇으로써 그것을 아는가? 비유컨대 사자새끼가 처음 태어날 때도 사자인 것과 같으니 돈오를 닦는 사람도 또한 이와 같아서 돈오를 닦을 때에 곧 부처님 지위에 들어 가느니라. 마치 대나무가 봄에 순이 나서 그 봄을 여의지 않고 곧 어미 대나무와 같게 되어 함께 다름이 없는 것과 같음이니, 왜냐하면 마음이 공하기 때문이니라.  

 

問 上說無念하되 猶未盡決이로다.  

答 無念者는 一切處에 無心이 是니 無一切境界하야 無餘思求是며 對諸境色하야 永無起動이 是卽無念이니라 無念者는 是名眞念也니 若以念爲念者는 卽是邪念이요 非爲正念이니 何以故오 經云 若敎人六念하면 名爲非念이라 하니 有六念하면 名爲邪念이요 無六念者는 卽眞念이니라 經云 善男子야 我等이 住於無念法中하야 得如是金色三十二相하야 放大光明하야 照無餘世界하나니 不可思議功德은 佛說之하야도 猶不盡이온 何况餘乘能知也리오 得無念者는 六根이 無染故로 自然得入諸佛知見이니 得如是者는 卽名佛藏이며 亦名法藏이라 卽能一切佛이며 一切法이니 何以故오 爲無念故로 經云 一切諸佛等이 皆從此經出이라 하니라.

問 旣称無念하야 入佛知見이라 復從何立고  

答 從無念立이니 何以故오 經云 從無住本하야 立一切法이라 又云喩如明鑑이라 鑑中에 雖無像而能現萬像이니 何以故오 爲鑑明故로 能現萬像이니라 學人이 爲心無染故로 妄念이 不生하고 我人心이 滅하야 畢竟淸淨하니 以淸淨故로 能生無量知見이니라 頓悟者는 不離此生하고 卽得解脫이니 何以知之오 譬如師子兒 初生之時에 卽眞獅子라 修頓悟者도 亦復如是하야 卽修之時에 卽入佛位니라 如竹春生筍하야 不離於春하고 卽與母齊하야 等無有異니 何以故오 爲心空故니라.  

 

2. 돈오(頓悟)

 "돈오를 닦는 사람도 또한 이와 같아서 순식간에 망념을 없애버리고 영원히 아인심(我人心)을 끊어서 필경 공적하여 곧 부처님과 같게 되어 다름이 없는 까닭에 범부가 성인이라고 하느니라. 돈오를 닦는 사람은 이 몸을 떠나지 아니하고 곧 삼계를 뛰어나나니, 경에 이르기를 '세간을 무너뜨리지 아니하고 세간을 뛰어나며 번뇌를 버리지 아니하고 열반에 들어간다'고 하였느니라.

 돈오를 닦지 않는 사람은 마치 여우가 사자를 따라 쫓아 다녀서 백천겁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사자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느니라." 

 

修頓悟者도 亦復如是하야 爲頓除妄念하고 永絶我人하야 畢竟空寂하야 卽與佛齊하야 等無有異故로 云卽凡卽聖也니라 修頓悟者는 不離此身하고 卽超三界니 經云 不壞世間而超世間하며 不捨煩惱而入涅槃이라 하니라 不修頓悟者는 猶如野干이 隨逐師子하야 經百千劫하야도 終不得成師子니라.  

 

3. 진여(眞如)와 무심(無心)

 "진여의 성품은 실로 공한 것입니까, 실로 공하지 않는 것입니까? 만약 공하지 않다고 말하면 곧 모양이 있는 것이요 만약 공하다고 말하면 곧 단멸이니, 일체 중생이 마땅히 무엇을 의지해서 닦아야 해탈을 얻을 수 있읍니까?"

 "진여의 성품은 공하면서 또한 공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진여의 묘한 본체는 형상이 없어서 얻을 수 없으므로 또한 공하다고 하느니라. 그러나 공하여 모양이 없는 본체 가운데에 항사묘용이 구족하여 곧 사물에 응하지 않음이 없으므로 또한 공하지 않다고 하느니라. 경에 이르기를 '하나를 알면 천가지가 따라오고 하나를 미혹하면 만가지를 미혹한다' 하니, 만약 사람이 하나를 지키면 만가지 일을 마치는 것이니 이것이 오도(悟道)의 묘함이니라. 경에 이르기를 '삼라만상이 한 법의 도장 찍힌 바라' 하니 어떻게 해서 한 법 가운데에서 갖가지 견해가 나오는 것인가?

 이러한 공업(功業)은 행함으로 말미암아 근본이 되니 만약 마음을 항복받지 아니하고 문자를 의지해서 증득하려 하면 옳지 못함이라. 자기도 속이고 남도 속여서 피차가 함께 떨어질 것이니 노력하고 노력하여 자세히 살필지니라.

 다만 일이 닥쳐옴에 받아들이지 아니하여 일체처에 무심함이니, 이렇게 얻은 사람은 곧 열반에 들어 무생법인을 증득하느니라. 이것을 불이법문이라 하며 또 다툼이 없다고 하며 일행삼매라고 하나니, 왜냐하면 필경 청정하여 아상과 인상이 없는 까닭이니라. 애증을 일으키지 않음이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이며 보는 바가 없음이니, 곧 이것이 진여의 얻음이 없는 변론이니라." 

 

又問 眞如之性은 爲實空가 爲實不空가 若言不空이면 卽是有相이오 若言空者인댄 卽是斷滅이니 一切衆生이 當依何修而得解脫고.  

答 眞如之性은 亦空亦不空이니 何以故오 眞如妙体는 無形無相하야 不可得也일새 是名亦空이라 然이나 於空無相体中에 具足恒沙之用하야 卽無事不應일새 是名亦不空이니라 經云 解一卽千從이오 迷一卽萬惑이라 하니 若人이 守一하면 萬事畢이니 是悟道之妙也니라 經云 森羅及萬像이 一法之所印이라 하니 云何一法中而生種種見고 如此功業은 由行爲本이니 若不降心하고 依文取證하면 無有是處라 自誑誑他하야 彼此俱墜니 努力努力하야 細細審之하라. 只是事來에 不受하야 一切處에 無心이니 得如是者는 卽入涅槃하야 證無生法忍이니라 亦名不二法門이며 亦名無諍이며 亦名一行三昧니 何以故오 畢竟淸淨하야 無我人故니라 不起愛憎이 是二性空이며 是無所見이니 卽是眞如無得之辯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