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문
책방을 하는 모씨가 「설봉어록」2권을 다시 판각하게 되었다. 이미 착수하여 손을 뗄 때쯤에 다른 본을 얻어 그것을 대조 검토해 보았다. 그랬더니 천성(天聖) 임신년(1032)에 한림학사 왕수(王隨)가 쓴 서문이 있었고 다음에 원풍(元豊) 3년(1080) 고우(高郵)의 손각(孫覺)이 지은 후서가 있었다. 또 방산(方山)의 혜진(慧眞)스님이 지은 발문이 있었으나 연대는 매겨놓지 않았고, 다음으로 대사의 게송에 대한 혜섬(慧蟾)스님의 서문이 있었으나 역시 연대는 없었다. 다음에 선덕(宣德) 계축년(1433)에 비릉(毘陵)의 호형(胡濙)이 지은 설봉숭성선사비기문(雪逢崇聖禪寺碑記文)이 있었고, 다음에는 영락(永樂) 계미년(1403)에 희유(希儒)스님이 지은 대사의 찬 2편, 천순(天順) 정축년(1457)에 월암(月菴)스님이 지은 설봉24경시(雪峰二十四景詩)와 여기에 전복주승강사도강(前福州僧綱司都綱)이며 고산선사(鼓山禪寺)의 85대 주지인 지명(智明)스님이 지은 24경차운시(二十四景次韻詩) 및 총송 한 수가 있었다. 또 성화(成化) 갑진년(1484) 11월 16일에 이 어록의 끝부분에 붙인 발문 한 편이 있었으며 다음으로 만력(萬曆) 병술년(1586)에 정명(定明)스님이 이 어록을 간행하면서 쓴 서문이 있었다.
위의 글들을 추려 모아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두 권의 어록 뒤에 붙였는데, 2권으로 된 어록에는 대사의 연보가 있으나 별본에는 그것이 없다. 지금 두 가지 본의 편집차례를 보면 말에 약간의 차이가 있고 앞뒤의 위치가 바뀐 데가 있으나 그 뜻에는 더하고 빠진 것이 없다. 이를 비유하면 「논어(論語)」에 제(齊)나라 본과 노(魯)나라 본의 구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노나라 본만이 유통되고 있으나 제나라 본의 편차도 몰라서는 안되는 것과 같다. 이번에 간행된 책은 설봉스님의 노나라 논어이고 부록으로 붙인 것은 설봉스님의 제나라 논어의 편차이다.
또한 저쪽에만 있고 이쪽에는 없는 것을 여기에 붙였으니 보는 사람에게는 두 본을 검토 대조하는 수고를 덜어 주고 책 주인에게는 두 본을 다 간행하는 비용을 덜어 주었다.
원록(元祿 : 일본 덕천 강호시대의 연호) 15년(1702) 임오 봄에 만산노납(卍山老衲)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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