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오가정종찬五家正宗贊

14. 월당 도창(月堂道昌) 선사 / 1089~1171

쪽빛마루 2015. 2. 7. 08:53

14. 월당 도창(月堂道昌) 선사

       / 1089~1171

 

 

 스님은 설봉 사혜스님의 법을 이었으며, 법명은 도창(道昌)으로 보계 오씨(寶溪吳氏) 자손이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하면 온갖 고난이 겹치지만 조사의 관문을 뚫어도 온갖 고난이 겹친다. 관문을 뚫지 못했을 때의 어려움이야 그렇다치고 관문을 뚫었는데 무엇 때문에 어려움이 겹치는가?

 조리를 손에서 내려놓으면 비록 값을 받을지 모르나 자칫하면 그 자루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상당하여 말하였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기는 하나 나와 인연이 없어서 약 주전자를 뒤집어 가득한 화로 연기를 쏟았으니, 분명 한 알의 환단(還丹 : 속인을 도인으로 탈바꿈시켜 주는 신약)이 있기는 하나 인간세계에 떨어진 지 몇 해나 되는가.”

 

 

 스님은 옥궤산(玉几山) 냉천사(冷泉寺)에 주석하였으며 종남산(終南山)에 부도가 세워져 있다.

 진헐 청료(眞歇淸了)스님이 경산사의 주지로 있을 때 보계 땅에 화주로 나갔다가 스님의 생가(生家)에 이르렀다. 스님의 어머니를 만나 배를 더듬으니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자 진헐스님은 “이 할머니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이 뱃속에서 한 분의 고불(古佛)이 나왔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찬하노라.

 

 

보배 개울의 보배는

여느 보물이 아니다

 

고래가 바다를 삼키니 산호가지 드러나고

용이 연못에서 뛰쳐오르다가 여의주를 잃었네

 

진짜 가짜를 가리다가

눈먼 페르시아 장사치와 부딪쳤고

무게를 달아보다가

어쩌다 오랑캐 달마를 만났도다

 

옥궤산에 가게를 차려놓고 석가의 사리를 진열했으나

고요하여 소문이 없고

냉천사에 영취산의 왕(석가)을 내팽개치니

서둘러 찾아나서는구나

 

조사의 관문에 찬 빛이 쏟아지니

조리 자루를 보니 그대로 벗어나 그대로 나타나고[脫体現成]

환단약의 차가운 불꽃을 한번 휘두르니

약 주전자 잡고서 화로연기를 모두 기울여 쏟아냈네

 

시장에 내놓아 값어치를 따지면

수 제후의 수레 비추는 구슬을 한푼어치도 안되게 압도하고

궤 속에 넣어두니

열개 성(城)과 맞먹는 조나라 구슬 비웃어 죽은 보배로 감수케 하는구나

 

늙은 할미 뱃속을 남이 더듬는 것은 괴로운 일이나

옛 부처의 방광(放光)과 같음을 사랑함이여

눈 없는 저울에는 푼과 냥이 분명하니

스승의 속임 수에 넘어가지 않도다

 

흰 구슬 채찍으로 부셔도 그 자취 찾을 길 없어

천고만고에 남탕산 앞에는

풀이 수북하고 햇빛은 빛나도록 내버려 두노라.

 

 운문스님에서 여기까지는 9세이며 모두 1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