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양기록·황룡록 楊岐錄·黃龍錄

게송 4.<終>

쪽빛마루 2015. 5. 31. 11:49

스스로 초상화에 찬을 지음

自述眞讚

 

한 납자가 나의 초상화를 그려놓고는 나에게 찬문(讚文)청하였다. - 그리는 것도 잘못이거니와 찬을 지음은 더더욱 잘못이로다. 고집스런 명령 바꾸지 않기에 이에 그 뜻에 따라준다.

 

한 폭의 하얀 명주에

울긋불긋 나를 닮게 그려놓고

나의 모습이라 말하나

그 도적이로다

나의 진면목은 모양 없으니

나의 모습 그려낼 수 없도다

꿈 속에 번개 같은 세월 쉰 한 살이고

고향은 옥산(玉山), 속성은 장()씨라오.

一幅素繒  丹靑模勒

謂吾之眞  乃吾之賊

吾眞匪狀  吾貌匪揚

夢電光陰五十一  桑梓玉山俗姓章

 

늑담의 월장로가 짚신을 보내주신 데 대해 보답함(2)

酬泐潭月長老惠草履

 

그때 서쪽 조사가 일찍이 남겨놓더니

오늘은 스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았구려

짚신을 마주하고 그 사람을 생각하나 누가 나를 알겠소

달 밝은 밤 신고서 묘고대(妙高臺)에 오릅니다.

當年西祖曾留下  今日蒙師特惠來

覩物思人孰知我  月明著上妙高臺

 

뼈 찾고 살 찾는 마음 죽지 않았는데

그 때에 한 번 신었는데 다시 무얼 부러워하랴

지금은 2백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으니

마음 알아주는 벗이 아니면 들고 오지 않으리.

尋骨尋皮心未灰  當年一著更何猜

而今二百年前事  不是知音不擧來

 

절땅으로 들어가는 영 · 통 두 납자를 홍주에서 전송함.

洪州送永統二禪人入浙

 

황벽은 마음 물었으나 마음 다하지 않고

홍도(洪都)에서 송별하니 이별이 가볍지 않아라

옛 산으로 돌아갈 날 의론할 겨를 없어

그대 위해 배회하며 가는 길 말한다네

숲 속의 흩날리는 낙엽은 옷에다 찬란함을 다투고

고향의 다듬이소리는 지팡이소리와 뒤섞이리

물물마다 내 집 물건이니

티글 생각[情塵]으로 일일이 밝음을 취하려 하지 말라.

黃檗問心心不盡  洪都送別別非輕

舊山未暇論歸日  爲爾徘徊說去程

林葉繽紛衣鬪爛  鄕砧嘹亮錫交聲

頭頭總是吾家物  莫把情盡取次明

 

황룡으로 가는 이를 전송함

送人之黃龍

 

지난날 봉령(鳳嶺)에서 봉황의 털을 얽고

강서와 남악에서 유람을 쉬었다오

이제 황룡(黃龍)의 뿔을 잡으려는가

몸에다가 칠성도(七星刀)를 비껴차야 하리라.

鳳嶺昔曾綴鳳毛  江西南嶽罷遊遨

而今欲扣黃龍角  橫身須佩七星刀

 

화납자를 전송함

送和禪者

 

비로자나의 성품은 청정하나

청정은 지킴을 필요치 않네

헤지고 때 묻은 옷 입고

세속에 들어가 간탐과 소유를 타파하라

5 · 6 · 7 · 8 · 9

남쪽을 향해 북두칠성을 보라

이 가운데 현묘함을 얻는다면

마음대로 포효하게 하리라.

毘盧性淸淨  淸淨不須守

宜著弊垢衣  人俗破慳

五六七八九  面南看北斗

此中若得玄  縱橫任哮吼

 

주납자를 전송함

送周禪者

 

붙잡아 일으키면 쓰러지고

뒤집으면 엎어지는구나

세속[]을 따르고 진제[]를 따르며

그것에게 값을 되돌려주라

사자는 기지개를 켜고

코끼리왕은 되돌아보며

붉게 타오르는 햇빛 속에

구름은 날고 안개는 일어난다

천차만별을 앉은 자리에서 끊고

가만히 요로(要路)를 여니

대장부라면 죽은 토끼는 잡지 말라.

扶起放倒  翻來覆去

隨假隨眞  還伊價數

師子嚬呻  象王廻顧

赤日光中  騰雲起霧

坐斷千差  密開要路

大丈夫漢  莫打死兎

끝.  

 

'선림고경총서 > 양기록·황룡록 楊岐錄·黃龍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송 3.   (0) 2015.05.31
게송 2.   (0) 2015.05.31
게송 1.   (0) 2015.05.31
황룡산에서 남긴 어록 8~14.  (0) 2015.05.31
황룡산에서 남긴 어록 1~7.  (0) 2015.05.31